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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반도체 사업보국 이어가려면

관리자 2021-05-27 조회수 309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지난 3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세미나에서 고 이병철 회장의 유훈을 울먹이는 목소리로 회고하는 순간 장내는 숙연해졌다. 산소마스크로 한참을 숨을 고르면서 힘겹게 전한 마지막 유훈은 "영국이 증기기관을 만들어 300여 년간 세계를 제패했는데 나도 그런 생각으로 반도체에 투자한 것이니 앞으로 자네들이 열심히 잘해내라"였다고 한다. 이 회장은 임종을 앞두고도 본인보다 반도체와 나라 걱정을 하셨던 것이다.


여러 우여곡절에도 반도체는 부동의 수출 1위 품목으로 한국 수출의 효자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압도적인 세계 1위로,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작년 992억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등 우리 경제의 중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뿐만 아니라 앞으로 미래형 자동차, 인공지능(AI)이 부상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반도체 수요가 더욱 급증할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을 기대하기에 우리의 현실은 냉엄하다. 반도체가 단순히 산업을 넘어 경제패권·안보와 직결되면서 글로벌 강국들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올리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 행정조사를 명령했다. 표면적으로는 원활한 반도체 공급을 위해서라지만, 실은 중국 의존도를 감소시키고 자국 내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기업은 전방위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 첨단화가 차질을 빚게 되며 글로벌 공급 전략도 수정해야 한다. 지금도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내 투자 확대 요구에 경쟁사인 대만 TSMC는 40조원, 미국 인텔은 22조원의 투자 발표로 즉각 화답한 데 반해, 삼성은 최고경영자의 부재로 결정이 늦어진 상황이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K반도체 전략'을 수립해 연구개발(R&D) 투자 40~50% 세액공제, 전문인력 양성 등 지원 방안을 발표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56조5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책을 의회에 요구한 것이나 유럽연합(EU)이 68조2000억원을 투자한 것에 비해 우리 정부의 직접 금융 지원은 1조원 규모로 부족한 감이 있다.


반도체 사업은 언제, 어디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가 성패를 좌우한다. 그만큼 최고의사결정자의 판단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30여 년 전 이 회장이 라인 하나에 1조원이 드는 반도체 투자를 결심했을 때 모든 임직원은 삼성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만일 그때 기업과 국가의 백년을 내다본 오너의 뚝심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세계 1위 반도체는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반도체 산업이 다시 사업보국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업인 사면을 비롯한 모든 제도적·사회적 지원과 배려가 시급하다.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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