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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성공 함정에서 벗어나야 미래가 있다

관리자 2022-01-12 조회수 218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변하지 않는 기업은 경쟁서 도태

과거 성공 경험에 집착해선 안돼

핵심역량 확보위해 과감한 투자를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자인 엘렌 랭어 교수는 잘나가는 기업들에 ‘성공 함정(success trap)’을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랭어 교수가 말하는 성공 함정이란 기업들이 성공했던 과거의 경험에 집착해 시장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국 도태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기업이든 사람이든 과거의 행동을 되풀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경험이 성공적일수록 더 성공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필름 카메라의 제왕 코닥의 몰락은 성공 함정에 빠진 기업의 전형적인 실패를 여실히 보여준다. 코닥 연구소는 지난 1975년에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의 원형을 개발해냈지만 코닥 임원진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당시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인화용 필름 판매 실적에 의존하고 있었고 필름이 필요 없는 디지털카메라는 오히려 위험 요인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수년 뒤 소니가 자체 개발한 디지털카메라를 출시해 관심을 모아갈 때도 코닥은 인화용 필름을 고가에 많이 팔 수 있는 전략에 더욱 집중했다. 1990년대부터 디지털카메라가 대세로 자리 잡자 코닥도 뒤늦게 시제품을 내놓기 시작했지만 멋진 디자인과 최신 기술로 무장한 캐논과 니콘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코카콜라와 맥도날드, IBM과 함께 글로벌 5대 브랜드로 이름을 날렸던 코닥은 스스로 필름 카메라의 정체성을 버리지 못하고 쓸쓸하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때 2G 폰의 최강자였지만 스마트폰 시대에서 이제 완전히 자취를 감춘 노키아도 비슷한 케이스다.


성공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에 심취하지 않고 냉정한 안목으로 미래를 위해 핵심 역량을 재설계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수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듯 코로나19 부진을 털어내고 6,445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1~12월에는 2개월 연속으로 월 수출액이 6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올해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언제까지나 기뻐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지금 우리 수출을 둘러싼 성공 함정은 무엇인지 매의 눈으로 살펴야 한다. 임인년 새해 우리의 무역 환경이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2개국(G2) 간 통상 분쟁이 동맹국을 포함한 진영 대립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은 오는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정하고 연대를 강화하면서도 탄소국경세와 같이 현실적인 규제를 앞세워 책임과 비용을 전가하기도 한다. 백신 보급이 무색하게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다이내믹한 무역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기존 셈법에서 벗어나 미래의 핵심 역량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반도체 경쟁력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역사에서도 나타나듯 이미 미래 산업의 전체적인 주도권을 좌우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스템 반도체에서 우리 기업들이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혀가야 한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산업 시계가 빠르게 돌고 있는 전기차·메타버스·인공지능(AI) 모두 결국 시스템 반도체가 성패를 좌우하는 미래의 핵심 산업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미래 전략 산업으로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하려면 단순한 연구개발(R&D) 지원만이 아니라 전후 공정별로 차별화한 맞춤형 전략을 갖고 꼼꼼하고 공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남긴 “처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유명한 어록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변화무쌍한 세계 무대에서 처절하게 살아남았던 우리 기업들의 생존 방식을 대변한 말이었다. 임인년 새해는 우리 수출이 미래를 위한 과감한 변신과 투자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원년이 돼야 할 것이다.




출처 :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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