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경단협 활동

국내 유일의 업종별 경제단체 공동협의기구

경단협의 목소리


[한국경총] ESG 자율경영의 토대

관리자 2021-10-25 조회수 229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올해 1월, 새해벽두부터 애플의 중대 발표가 예고됐다. 세간의 관심은 온통 애플카 파트너가 누가 될지에 쏠렸다. 주식시장도 출렁였다. 그러나 막상 애플이 공개한 것은 ESG 프로젝트 ‘인종 불평등 해소 이니셔티브(REJI)’ 출범이었다. 애플의 이러한 노력에는 흑인대학 커뮤니티를 위한 최초의 글로벌 혁신교육 허브 ‘프로펠 센터’ 개장, 디트로이트 지역 학생들의 코딩 및 테크 교육을 지원하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 유색인종 기업인 양성을 위한 벤처캐피털 펀딩 등이 포함된다. 애플은 다양한 산업과 기업들이 함께 참여해줄 것도 제안했다.


사회적 가치창출을 위한 기업의 자발적 공동 이니셔티브는 또 있다. ‘글로벌 지멘스 청렴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기업들은 파트너십과 교육·훈련을 통해 뇌물 등 부패 관행을 스스로 근절함으로써 공정경쟁 환경을 주도한다. 독일의 대표 화학기업 바스프는 바이엘, 솔베이, 헨켈과 화학산업계 공동 이니셔티브 ‘TfS(Together for Sustainability)’를 창설하고, 공동의 행동강령과 리스크 평가지표를 개발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ESG 평가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협력업체로서도 업계의 일관성 있는 기준 마련에 호응이 크다.


국내도 이와 유사한 기업 자율의 ESG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최근 갈수록 청년들의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를 통해 취업준비생에게 소프트웨어 역량 향상 교육과 다양한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1623명이 교육을 이수했고, 지난해 기준으로 1009명이 IT, 금융권 등 다양한 분야에 취업했다. SK하이닉스도 체계적인 직무교육과 엄선된 우수 협력사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 하이파이브(Hy-Five)’를 운용하고 있다. 포스코 ‘포유드림(POSCO Youth Dream)’은 취업아카데미, AI·빅데이터아카데미,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을 통해 청년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청년과 기업이 원하는 특화된 직무교육과 일경험을 위해 개별 기업이 자발적으로 진행해왔던 사회공헌이 최근 ‘청년고용 응원 네트워크’로 발전해 청년취업난 해소를 견인하는 기업 공동 이니셔티브로 추진되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 간 수소사업 협력을 촉진하고 수소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 9월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발족했다. 현대차, SK, 포스코 등 15개사 CEO 협의체로 출범했지만 문호를 더 열면 친환경 수소경제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기업 공동 이니셔티브로 발전하리라고 본다.


글로벌 경쟁의 최일선에 있는 우리 선도기업들은 이처럼 자율적으로 지속 가능 경영에 나름 힘쓰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ESG경영을 바라보는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다. 정책과 입법이 업계의 현실과 동떨어져 너무 이상적인 목표를 추구하거나 과속 페달을 밟으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탄소중립위원회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현실을 고려할 때 도전조차 포기하게 만드는 무리한 목표다.


환경부가 기업의 환경관리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마련 중인 환경성 표준 평가 체계도 벌써부터 규제로 다가올까 걱정스럽다. 정치적인 이슈 선점을 위한 무리한 입법도 부담이다. 국민연금 투자 운용에서 기업의 ESG 요소 고려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그렇다. 국민 노후자금인데 장기적·안정적 수익증대라는 기금 운용목표가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는 만큼 기업의 ESG 경영을 획일적 틀에 가둬서는 안 된다.


기업 주도 ESG 자율경영이 터를 잡을 수 있도록 규제보다는 우리 현실에 맞는 세밀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출처: 헤럴드경제



원문보기






회원단체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