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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선 주물업계

관리자 2021-10-12 조회수 223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


 

제조업은 국가 경제 발전의 가장 중요한 토대이자 원동력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은 미래 재도약을 위한 소중한 힘이다. 자동차, 조선, 항공, 기계 등 제조업의 뿌리가 되는 것이 바로 토종 주물 산업이다. 금속을 녹인 쇳물을 부어 모래를 주성분으로 한 주물사 틀에서 정교한 부품을 만들어내는 일을 맡고 있다.


평생을 주물 산업에서 일하면서 잔뼈가 굵은 필자지만 일은 고되면서도 마진은 상대적으로 적은 이 3D업종 현장에서 크고 작은 위기를 수없이 겪어왔다.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도저히 수지 맞추기가 힘들어 항상 ‘을’이자 2, 3차 납품업체인 주물업계의 가격 현실화를 위해 절대적 ‘갑’인 대기업과 마라톤 협상을 벌여봤고, 힘든 일이라 반복되는 구인난으로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국내 공장의 해외 이전이 잇따를 때 중국 등 다른 나라의 덤핑과 힘겨운 싸움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물업계인으로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위해 일한다는 긍지와 자부심 하나로 이 어려운 위기들을 극복해왔다. 그런데 이 모든 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환경부와 익산시가 공권력을 휘두르며 주물업체들을 줄도산으로 내몰고 있다.


부품을 만들고 나면 틀이었던 주물사를 버려야 한다. 폐기물관리법에는 주성분이 모래인 폐주물사는 환경에 무해하기 때문에 일반폐기물로 분류된다. 유해한 폐기물은 지정폐기물로 분류되어 엄격하게 관리된다. 


주물업체들은 H환경이라는 매립업체에 폐주물사를 위탁 처리하도록 맡겼다. H환경은 일반폐기물 처리만 가능한 업체인데, 폐배터리업체의 중금속이 함유된 지정폐기물을 불법으로 수거해 수년간 몰래 묻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폐주물사와 섞어 익산 낭산면에 수년간 매립해온 것이다. 그 결과 이 지역에서 오염 침출수가 여러 차례 나오면서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했다. 이에 낭산면 폐석산의 환경오염과 원상 복구를 위한 모든 책임은 그 누가 보더라도 H환경과 폐배터리업체들이 져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하지만 언론에 보도가 잇따르면서, 솜방망이 처벌을 하다가 뒤늦게 오염 원인을 여러 차례 현장 조사한 환경부와 익산시는 주물업체들에까지 공동 책임을 뒤집어씌웠다. 한 해 매출이 100억 원이 넘는 업체가 드물 만큼 영세한 30개 주물업체들에 3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천문학적인 복구비용을 물어내라고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 처분으로 이미 6개 업체가 줄 폐업하고 나머지 24개 업체가 이 돈을 부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런 수모와 억울함을 겪기 위해 평생 동안 이 일을 해왔는가 후회가 들 정도다.


이 부당한 조치를 철회시키기 위해, 비록 힘은 없지만 업체들이 똘똘 뭉쳐 법적 소송에 나섰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도 펼치고 있다. 1만5000여 명의 주물업체 종사자들과 가족들은 생계를 위해서라도 가만히 당하고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선량한 중소기업인들이 일만 열심히 하면 가족을 부양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와르르 무너지게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억울한 주물업계의 고난과 위기가 더 많은 국민들과 정치권에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는 우리 모두의 신념과 희망이 주물업체들에도 이뤄지길 간절히 희망한다.


비록 주물업체들의 힘과 목소리는 미약하지만, 제조업을 위해 일하는 수많은 중소기업인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지독하게 어렵고 외로운 싸움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주물업계가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 산업으로 지속 생존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응원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출처 : 굿모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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