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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협회] 車 반도체 부족 문제 심각… 핵심인력 양성이 해결 첫걸음

관리자 2021-08-05 조회수 276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근본적 해결 위한 중장기 대책 시급

완성차·부품사·설계사 등 핵심 업계

기술 설계부터 개발까지 힘 모아야


자동차 업계서 유독 노사문제 빈발

노동시간·각종 징벌적 행정규제 과도

수요따라 유연한 생산 구조 적용돼야


‘탄소중립 시대’ 위한 업계 협력 중요

자칫 전기차 보급 치중하다 산업 붕괴

철저한 사전준비 후 순차 전환 바람직




국내외 자동차 관련 제도와 정책에 대한 완성차 업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2일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만난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 반도체를 설계부터 할 수 있는 인력 양성부터 시작하는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의 경영난부터 쌍용차 매각문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등 다양한 업계 현안에 대해 정 회장은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박근혜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까지 지낸 그는 정부의 규제나 정책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아래는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지금도 공장이 수시로 중단되는 등 아직 반도체 부족 사태가 끝나지 않았다. 짧게는 올해 3, 4분기까지, 길게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차량용 반도체는 주문부터 생산까지 최소 1∼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사태 초반에는 중국이 매점매석하는 현상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나아졌다고 한다.”




-대책은 무엇인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차량용 반도체를 너무 외국에만 의존해 왔다는 것이 드러났다. 중장기적으로 우리 업계가 협력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완성차, 부품사, 팹리스(설계회사) 등이 서로 협력해 설계부터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단계까지 하나씩 나아가야 한다. 반도체 개발이 국내에서도 활성화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다만 국산화까지 쉽지 않은 길이다.”



-한국지엠·르노삼성차·쌍용차 등 중견 3사의 경영난이 심각하다.


“3사는 최근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신차를 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인데 근본 원인에는 ‘노사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격화된 노사관계 때문에 쌍용차는 긴 시간 어려움을 겪었다. 노사관계가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임금과 단체 협상이 매년 반복되기 때문이다.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사가 손을 맞잡아도 시간이 부족한데, 미래차 대신 노사문제에만 매달리다 보니 다국적 기업 차원에서도 한국의 불확실성 때문에 물량 배정을 꺼린다. 그러면 실적이 나빠지고, 다시 물량 배정이 줄어든다. 노사가 협력해서 생산성과 이익 실현에 집중하는 것 외에 해결책이 없다.”



-쌍용차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나.


“9개 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하니 이번 위기는 돌파할 것으로 본다. 평택 공장을 옮기고, 자산을 유동하겠다는 등의 자구책도 의미 있어 보인다. 인수 후에는 전기차로의 전환을 빠르게 하겠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문제는 역시 노사관계다. 쌍용차는 그간 노사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것이 지금까진 이어진 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사가 한마음이 돼, 생산성에 맞는 임금인상,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 업계에서 유독 노사문제가 많이 언급되는 것 같다.


“다른 나라에 비해 독특한 법이 많다. 파업할 때 대체근로가 전혀 인정되지 않고, 노동시간이나 각종 징벌적 행정규제가 과도하다. 기업이 유연성 있는 생산을 할 수가 없다. 수요가 늘어날 때 생산을 늘리고, 수요가 줄어들면 그에 맞춰 생산을 줄여야 한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체계가 가동돼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 경직돼 있다. 또 미국, 유럽은 임단협 협상을 3∼4년에 한 번 한다. 스페인은 4년마다, 독일은 3년마다 하는데 한국은 1년 내내 협상만 하다가 시간이 다 간다. 경영자들 이야기를 들으면 협상 타결해서 본격적으로 일을 해보려고 하면 또 협상준비가 시작된다고 탄식한다. 자동차 업계가 어려운 근본적인 문제다.”



-노사문제의 해법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노사 간 인식이 동조화돼야 한다. 어려움을 같이 느끼고, 좋을 때는 같이 즐겨야 하는데 이러한 공동 인식이 부족하다. 시대가 변했다. 4차 산업 시대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넘어 일대일 ‘맞춤 생산’ 시대다. 소비자의 수요가 그대로 전달돼 차도 과거와 달리 개인별 수요에 맞는 생산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스마트팩토리 등을 도입해 기술 수준을 높이고 유연성을 강화하고 있다. 유연성은 기술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법규, 노동시간 규제 등 다양한 제도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진 않다. 한국은 해외보다 1년가량 느린 것으로 본다. 그 원인은 소프트웨어, 시스템반도체,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우리가 취약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는 외국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투자를 하면서 보충하고 있다. 다만 국내는 여전히 이 분야의 두뇌들이 부족하다. 또 규제도 문제다. 이번에 미국은 우주관광시대를 열 수 있는 민간 우주로켓 발사에 성공했는데 그 배경에는 자율규제가 자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많은 규제가 기술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고차 시장의 대기업 진출 문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대표적인 나쁜 규제 중 하나다. 수입차와 비교해 국산차에 대한 역차별이다. 수입차는 기존 차량을 회사에 주고 신차와의 차액만 지불하고 구매할 수 있지만 국산차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또 신차 경쟁력 부문 중 중고차의 가격도 중요한 지표다. 그런데 제조사가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중고차 가격 방어가 잘 안 된다. 중고차 시장은 대표적인 정보 비대칭 분야다. 구매자는 차에 대해서 잘 알기가 어렵다. 그럴수록 믿을 수 있는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완성차가 책임지고 인증하고, 수리해서 판다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전반적 인식도가 높아질 것이다. 기존 중고차 업계는 자신들의 몫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지만, 해외를 보면 오히려 시장이 2.4∼2.5배로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 시장 파이가 커지게 될 것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18.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30%를 이미 넘어섰다. 여기에는 소득의 양극화, 소비자 기호의 고급화, 개별화 등도 있지만 무엇보다 뼈아픈 대목은 중견 3사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다. 과거 3사의 시장 점유율은 21%에 달했지만 현재는 9%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공백을 수입차들이 상당 부분 가져간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국내 전기차 판매량의 60% 가까이가 수입차다.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이 나가는데, 국민 세금으로 수입차를 지원해주고 있는 셈이다. 우려스럽다.”



-오는 9월 열릴 ‘수소모빌리티쇼’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철저히 준비해 잘 치르려고 한다. 올해는 참여업체가 전년 대비 130% 늘었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계 기업들의 참가 문의도 늘고 있다. B2B(기업 간 거래) 행사다 보니 코로나19 상황이 어려워지더라도 행사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방역에 만전을 기해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미래차 관련한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탄소 중립 시대를 열기 위해 업계도 협력해야 한다. 이는 구호에만 그쳐서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제도가 되려면 현황 분석이 우선이다. 전기차 전환이 늦으면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빨라도 문제다. 자칫하면 우리 산업이 제대로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전기차 전환만 너무 빨리 달리면 수입산이 범람하고 수출은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국내 부품사들의 준비도 불충분한데, 이 같은 산업 여건을 생각하지 않고 전기차 보급에만 치중하다 보면 자칫 산업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




출처: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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