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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자동차산업 2막, 휴머노이드

박진서 2026-08-25 조회수 14

정대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정대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미국의 중국에 대한 기술 견제가 또 한 단계 진화했다. 통신장비와 드론·커넥티드카에 이어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수입 규제 대상에 올랐다. 얼핏 개별 산업에 대한 통상 조치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미래 첨단산업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다. 미국은 자동차와 로봇, 인공지능(AI)을 더 이상 별개의 산업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피지컬 AI 생태계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전략도 이를 보여준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넘어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에 미래를 걸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장차 테슬라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현대차(005380)그룹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100% 확보하며 ‘아틀라스’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만금에 로봇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생산 공정에도 아틀라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자동차산업의 2막이 시작된 셈이다.


자동차와 휴머노이드는 생각보다 가까운 산업이다. 구동모터와 감속기·배터리·전력반도체·센서와 소프트웨어까지 핵심 기술과 공급망 상당 부분이 겹친다. 자동차가 바퀴 위를 달리는 로봇이라면 휴머노이드는 두 다리로 걷는 자동차라 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이 수십 년간 축적한 설계·양산·품질관리 역량은 휴머노이드 시대에도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더 큰 변화는 이미 제조 현장에서 막이 올랐다. 중국 일부 자동차 공장은 생산 공정 대부분을 로봇과 무인운반차로 자동화해 사람이 없는 ‘다크 팩토리(Dark Factory)’에 근접한 수준으로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 휴머노이드가 본격 투입되면 조립·운반·검사 등 사람의 손이 필요했던 영역까지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휴머노이드가 자동차를 만들고 자동차산업의 대량생산 시스템이 다시 더 많은 휴머노이드를 확산하는 순환도 가능해진다.


시장 경쟁의 법칙도 달라진다. 과거에는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이 승자였다면 앞으로는 더 뛰어난 AI와 로봇을 가진 기업이 자동차 시장까지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휴머노이드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AI와 제어 기술은 자율주행을 고도화하고 자동차의 대량생산 역량은 로봇의 생산 원가를 낮춘다. 자동차와 로봇이 서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선순환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로봇이 실제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고용 안정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는 상용화 속도와 방식을 세밀하게 조율해야 할 이유이지 변화의 방향 자체를 부정할 근거는 아니다. 기술 성숙과 사회적 수용을 함께 이끌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휴머노이드 시대, 우리에게 기회는 열려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배터리·반도체·AI 역량을 함께 보유한 국가는 드물다. 이들 조합은 자동차와 로봇 융합 시대를 대한민국이 주도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다만 자동차와 로봇을 서로 다른 산업으로 나눠 접근해서는 기회를 잡기 어렵다. 연구개발과 실증, 규제 혁신, 핵심 부품 공급망, 인재 양성을 하나로 묶는 전략이 정부와 기업에 필요하다. 특히 지금은 기술 격차가 고착되기 전에 산업 생태계의 연결고리를 선점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자동차산업은 이제 바퀴에서 두 다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의 승자는 자동차를 많이 만드는 기업만이 아니라 뛰어난 휴머노이드를 만들고 그 휴머노이드로 더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2막, 휴머노이드 시대는 우리가 주인공이어야 한다.



출처: 서울경제(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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