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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메가특구, 노동규제 완화 필요하다

관리자 2026-08-25 조회수 4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는 대한민국 산업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다.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국가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 생태계를 혁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다만 세계적인 수준의 산업 클러스터 조성에는 기반시설 투자나 세제 지원만으로는 부족하고 기업이 투자, 연구개발(R&D), 생산을 늘릴 제도적 환경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오늘날 첨단산업은 신제품 개발과 시장 선점이 생존을 좌우하는 시간과의 경쟁이다. 반도체나 바이오 산업은 연구개발에 따라 단기간 집중 근무, 24시간 운영되는 생산시설, 예기치 못한 기술적 문제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등 획일적인 노동 규제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특성을 지닌다.

그런데 정작 기업들은 이런 산업 현실과 동떨어진 노동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근로시간은 연장근로를 포함해 주 52시간으로 제한돼 있고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 등 도입 요건이 까다로워 활용이 저조하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제도 또한 정부의 사전 인가와 제한적 사유로 인해 신속한 대응 수단이 되지 못한다.

경쟁국과 비교하면 심각성은 더욱 뚜렷해진다. 미국은 근로시간 제한이 없는 데다 고소득 전문직은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새로운 기술 및 상품의 연구개발과 관련된 업무는 연장근로 제한 적용에서 제외하고 있다. 중국은 노동 규제가 거의 없고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 국가적 자원을 총동원해 투자하고 있다. 창신메모리(CXMT)는 정부의 135조 원 규모 반도체 투자펀드 지원을 받아 성장했고 최근에는 상장을 통해 6조 5000억 원을 조달해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CXMT는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 비율이 468.3%에 달해 삼성전자(109%), SK하이닉스(58.3%)를 크게 웃돈다. 이에 반해 우리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인력 운용 여건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서는 메가특구가 내세우는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메가특구 제도에 대한 기업 의견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과반(50.6%)이 메가특구 내 가장 필요한 노동 규제 특례로 ‘연구개발 인력 근로시간 유연화’를 꼽았다.

우선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해 수주 변동이나 설비투자, 연구개발 집중 시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연구개발직·전문직 종사자와 스타트업 핵심 인력들은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같이 근로시간 규제 적용을 제외하는 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 유연근무제의 활용 폭도 함께 넓혀야 한다.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의 활용 기간도 주요국 수준인 최대 1년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근로시간 못지않게 고용 형태와 보상 체계의 유연성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채용 수요가 가장 높은 4~7년 차 인력에 대해 기간제 사용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는 현행 제도는 경력 개발 기회를 제약한다. 파견법 역시 대상 업무가 32개로 한정되고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는 금지돼 있어 기업의 인력 수요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다.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도 검토해야 한다.

최근 10년간 이공계 인재 34만 명이 해외로 유출된 것은 그만큼 주요국에 비해 대우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에서 벗어나 직무·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할 수 있는 임금체계 도입 근거를 마련해 핵심 인재에게 경쟁력 있는 보상의 길을 열어야 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바와 같이 메가 프로젝트 투자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라 경영상의 결정임을 분명히 해서 산업 현장의 혼선과 갈등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메가특구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노동 유연성을 실효성 있게 반영해 우리 기업들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란다.


출처: 서울경제신문(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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