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협 활동
국내 유일의 업종별 경제단체 공동협의기구
국내 유일의 업종별 경제단체 공동협의기구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미국발 통상환경이 다시 격랑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미국 대법원의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기반 상호관세에 대한 위법 판결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즉시 무역법 122조를 활용한 ‘보편관세 10%(150일)’ 체제로 전환하며 관세 정책의 틀을 재편하고 있다.
관세를 부과하는 근거법과 방식 자체가 수시로 바뀌는 상황이 기업 현장에는 더 큰 혼란과 불확실성을 초래한다.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예측 가능성이 무너지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이란 사태로 에너지·물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은 한층 가중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흐름이다. 향후 자동차와 의약품 등 파급력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경제안보를 근거로 한 232조나 불공정무역을 근거로 한 301조가 발동될 우려도 있다. 또한 각종 비관세장벽(NTB) 조사를 바탕으로 한 압박 조치가 도입될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더해 지난 3월 2일 발표된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2026 통상정책어젠다’는 합의 이행 여부 점검을 대폭 강화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는 미국의 경제안보 프레임의 직접적인 표적이 될 수 있는 품목이다. 바이오·제약 산업 역시 최근 3년 사이 대미 수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선별적 조치의 대상이 될 경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미투자특별법안의 조속한 처리는 단순한 입법 과제를 넘어 대미경제협력의 의지를 보여주는 핵심적인 시그널이다. 이미 경쟁국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별도의 의회 승인 절차 없이 정부 출자기관 등을 통해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신속히 추진하며 구체적인 사업 구조와 규모를 제시하고 있다. 그 결과 워싱턴에서는 자연스럽게 한국과 일본의 대응 속도를 비교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다행히 어제 대미 투자특별법안이 특위에서 통과됐다. 국익 앞에서 초당적 협력이 이루어진 것을 환영한다. 이제 12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일만 남았다.
대미투자특별법안의 조속한 처리는 특정 산업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대에 우리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관세와 공급망 충격을 구조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정치권에 간곡히 호소한다.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법안을 합의한 일정대로 처리해 주길 바란다. 입법의 골든타임을 놓쳐 우리 기업들이 불확실성의 시험대에 오르는 상황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출처: 문화일보(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