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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 시민도 경제도 아랑곳 않는 난장 시위

관리자 2024-11-27 조회수 35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최근에 지인들로부터 중요한 약속에 늦어 낭패를 보거나 출근길에 연착된 지하철 때문에 발을 동동 굴렀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왜 그럴까? 노동계와 시민단체, 농민단체까지 합세한 정치성 집회와 노조의 투쟁으로 서울 시내 교통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이달 초부터 민주노총과 농민단체 등이 소속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의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집회에서는 참여자들이 폴리스라인을 침범하고, 다수의 경찰에 부상을 입히는 등 불법행위까지 발생했다. 또, 평일이던 지난 20일에는 도심 집회로 인해 오전부터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일대 교통이 통제됐고, 집회 참여자들이 해산을 거부하면서 퇴근 시간엔 서울역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퇴근하는 직장인, 영업하는 택시기사, 자영업자와 일반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집회에서 시민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집회 참여자들은 금연구역에서 거리낌 없이 흡연했고, 다른 참여자들은 노상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런데도 주최 측은 대규모 정치집회를 이어가겠다고 한다.


집회와 시위로 인한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민주노총 산하 현대트랜시스노조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2배에 이르는 성과금을 요구하며 수차례 현대차 경영진의 자택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노조의 요구 사항을 적은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시위로 주민들의 일상생활 피해 호소가 빗발쳤지만, 노조의 주택가 시위는 계속됐다.


산업 현장에서도 노조의 파업 예고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철도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가 각각 12월 5, 6일부터 파업을 예고한 상태이며, 벌써 지연 운행에 따른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두 노조는 각각 2만여 명과 1만여 명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어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시민의 출퇴근 불편은 물론 여객과 물류 운송도 차질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더해 포스코노조는 어려운 회사 사정은 외면한 채 200억 원 규모의 기금 등을 요구하며 파업 찬반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한다.


지금은 정치집회와 파업으로 갈등을 키울 때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와 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국제경제 환경은 시계 제로(視界 zero)의 불확실성 시대에 접어들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크다. 내수 침체와 함께 자금난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44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가 늘어 역대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은 기업 경쟁력과 일자리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노조가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요구 관철을 위해 민생을 볼모로 잡는 집회와 투쟁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평일 대규모 도심 집회로 영업을 망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기업 노조의 파업으로 도산 위기에 몰린 중소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침체에 따른 지역 중소상인들의 고통과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힘을 앞세운 집회와 투쟁이 아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 출처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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