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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협] ESG 역설, 주주가치와 ESG의 균형 필요하다

관리자 2023-03-27 조회수 69
이기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ESG가 시장의 화두였던 2022년, 미국 석유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창사 이래 최대인 560억달러의 수익을 기록한 엑손모빌을 비롯해 셰브런, BP 등 메이저 석유기업 모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시장 충격의 수혜를 입었다. 엑손모빌이 이 수익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하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생산을 늘리기 위한 재투자에 활용하라고 직접적인 압박을 가했다. 친환경(E) 기조에 역행하는 석유기업들이 사상 최대 수익을 내고 모범적인 지배구조(G)에 따라 이 과실을 투자자와 나누려는 계획에 정부가 제동을 거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한국가스공사의 사례가 이슈다. 논란이 되는 회계 처리 방식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사회(S)를 위해 요금인상을 자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적자에 처한 기업에 주주들은 배당을 해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하며 지배구조(G) 문제를 거론한다. 기업으로선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알기 어렵다.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성을 투자의 최우선순위로 삼겠다고 공표하며 ESG열풍을 이끌었 다. 그러나 실상 블랙록은 스스로 표방했던 바와 달리 ESG에 역행하는 기업에도 투자를 계속해왔던 것으로 밝혀지며 손가락질을 받았다. 기후변화를 완화하자며 넷제로(Net-Zero) 참여를 선언했던 수많은 미국 은행도 석탄산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왔음이 국제환경단체인 리클레임파이낸스의 리포트를 통해 폭로됐다. 여전히 화석연료업체들은 시장에서 가치 있는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으며, 실제로 높은 이익을 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 또한 탈석탄 선언을 하고 석탄투자 제한 전략 용역까지 마쳤다. 하지만 아직도 석탄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제한 기준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다. 심지어 해외 석탄투자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다. 기업은 투자자로부터 ESG 경영에 집중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동시에 주주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압박도 있다. 여러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려다 보니 회사가 ESG의 역설에 부딪히는 상황이 필연적으로 따른다. ESG 경영은 많은 초기비용이 투입돼야 하지만 그 결실을 보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사이 회사 이익이 감소해 주주가 받을 이익도 감소할 수 있다. 때문에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려면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기 어렵다. ESG 역설로 회사에서 쫓겨난 CEO가 있다. 적극적인 ESG 경영에 앞장섰던 프랑스 회사 다논의 CEO 에마뉘엘 파베르는 회사의 재무적 경영성과는 뒷전으로 하고 ESG만 챙기고 주가하락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2021년 3월 회사에서 퇴출당했다. 그는 ESG 경영과 기업의 영리추구가 함께하기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예시로 단골처럼 등장한다.


미성숙한 ESG시장탓에 기업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의 혼란은 ESG시장의 성숙도에 따라 자연히 해소될 테지만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기업과 주주 간 협업은 필수다.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에 집중하고, 투자자는 긴 호흡으로 기업의 ESG활동을 지원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고민이 궁극적으로 주주 이익과 지속 가능성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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