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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부처별 산업육성의 선결요건

관리자 2022-11-22 조회수 95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지난달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부처의 산업부화(化)'를 강조했다. 각 부처가 산업마인드를 가지고 맡은 분야에서 산업육성에 앞장서고 글로벌 기업을 키우라는 주문이다. 신자유주의와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30년 넘게 도외시한 산업정책이 공식적으로 명성을 되찾는 순간이었다. 기후위기로 시장실패가 확산하면서 친환경산업과 탄소중립 기술을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경제안보라는 명분 아래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이러한 필요성은 절실하다.


그러나 산업육성은 말이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장기적 비전 아래 정부가 전략을 세우고 인프라와 자본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적시에 투자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큰 대전환 시대에는 산업생태계 조성 여부가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관건은 각 부처가 '어떻게 시장의 니즈에 맞는 산업전략을 짤 것인가'인데 필자가 생각하는 대원칙은 간명하다. 기술혁신과 생산성 증대를 통해 전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덧붙여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부처가 가장 먼저 장착해야 하는 철학은 과감한 규제혁신이다. 민간의 참여와 신사업을 저해하는 규제를 선제적으로 들어내는 일부터 해야 한다. 주지하는 바 산업정책의 결실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다. 경쟁국들보다 획기적인 정책으로 차별화하지 못하면 정책의 실효성은 사장된 채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규제샌드박스 승인과제 10개 중 9개(88%)는 국내에만 있는 규제로 막혀 있던 사업이라고 하니 갈 길이 멀다. 갈라파고스 규제를 방치한 채 집행되는 모든 산업정책은 밑 빠진 독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모두 숙지해야 한다.


각 부처가 R&D, 인력개발 등 실효성 있는 지원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시장이 미성숙하고 투자리스크가 큰 분야일수록 정부의 선제적 R&D 투자가 중요한데 정부 R&D의 증가세(2011년 13조원→2020년 21조6000억원, 1.7배)는 민간(36조8000억원→71조3000억원, 1.9배)만 못하다. R&D의 경제적 성과인 기술료 건당 징수액과 기술이전율이 최근 5년 새 하락해 걱정이다. 얼마 전 산업부가 탄소중립 기술개발을 위해 제출한 6조7000억원의 예산안은 86%가 삭감된 9000억원만 통과됐다. 정책타이밍을 실기하면 추후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 각 부처는 중장기 안목을 갖고 지원리스트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을 과감히 단행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산업정책은 제한된 정책자원을 정책대상에 적정히 배분함으로써 최대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그 목표를 둔다. 산업 대전환의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 한계기업들의 사업전환을 돕되 불가피한 경우라면 연명보다 성장성 있는 기업들의 역량강화에 힘을 쏟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코로나 2년간 필요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비대면 의료산업을 육성하려면 기득권의 양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다면 산업과 기업 모두 공멸하고 만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끝으로 사일로(Silo) 문화에서 탈피해 부처간 횡적 협조를 강화해야 한다.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진 만큼 산업전략도 융복합적일 수밖에 없다. 부처이기주의의 개선 없이는 이업종간 얽히고설킨 복합규제는 불변할 것이고 정부 지원의 효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부처간 소통과 평가방식의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리고 산업정책의 마지막 퍼즐은 민관협력임을 강조하고 싶다. 대변혁의 시기에 사업기회와 신기술 포착에 가장 능한 주체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팀코리아'가 만들어낼 산업정책 시즌2를 응원한다.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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